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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 데뷔 스토리 (연습생, 데뷔 과정, 멤버)

jayoubaram 2026. 9. 8. 21:54

목차


    솔직히 저는 르세라핌을 처음 봤을 때 '하이브 대형 신인'이라는 타이틀만 보고 모든 게 탄탄하게 준비된 팀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멤버들의 데뷔 전 이야기를 하나씩 들여다보니, 제 판단이 너무 표면적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전직 발레리나, 프로듀스48 탈락자, 미국에서 대학 등록금을 포기하고 돌아온 교포 출신까지—이 팀이 꾸려지기까지의 경로는 어떤 기획사도 처음부터 설계하기 어려운 조합이었습니다.



    연습생 시절: 아무도 예상 못 한 여섯 개의 경로

    르세라핌 멤버들의 연습생(트레이니) 경력을 따라가다 보면 공통점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인상적입니다. 여기서 트레이니란, 정식 데뷔 전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보컬·댄스·연기 등을 훈련받는 예비 아이돌을 뜻합니다. 보통은 수년간 같은 소속사에서 같은 동기들과 훈련하며 데뷔조가 꾸려지는 경우가 전통적인 방식인데, 르세라핌은 그 공식에서 한참 벗어나 있습니다.

    막내 은채의 경우, 연습생이 된 지 불과 반년 만에 데뷔조인 'S팀'에 합류 통보를 받았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케이팝 기획사의 내방 오디션—여기서 내방 오디션이란 기획사가 직접 외부 지원자를 불러 진행하는 오디션으로, 공개 오디션과 달리 상대적으로 빠르게 계약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을 통해 합격하더라도 최소 1~2년은 트레이닝을 거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반년이라는 기간은 산업 평균으로 보면 거의 이례적입니다.

    카즈하의 사례는 더 극적입니다. 원래 프로 발레리나를 준비하던 그녀는 코로나19로 케이팝 소속사들의 오디션이 온라인으로 전환된 시기에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이브 온라인 오디션에 지원했습니다. 당시 르세라핌 데뷔조는 이미 팀 콘셉트가 확정된 상태였고, 기존 멤버 하루카가 교체되면서 새 멤버를 급히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소속사 측이 카즈하가 있는 네덜란드까지 트레이너를 직접 파견해 집중 트레이닝을 진행했다는 점은, 기획사 입장에서도 이 선택이 얼마나 예외적인 결정이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허윤진은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으로, 에스파의 윈터·닝닝, 케플러의 채현과 같은 시기에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SM을 퇴사한 뒤 플레디스로 이적해 '프로듀스 48'에 출연했지만 탈락했고, 이후 쏘스뮤직으로 다시 이적해 뉴진스 멤버들과 연습생 생활을 함께 했지만 월말평가에서 또 탈락했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멈칫했습니다. 두 번의 탈락 뒤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 입학을 준비하던 중 하이브에서 다시 연락이 왔고, 이미 납부한 고액의 등록금을 포기하고 르세라핌에 합류했다는 결정은—운이 좋다고만 보기엔 댓가가 너무 컸습니다.

    • 은채: 댄스학원 → 내방 오디션 → 쏘스뮤직 트레이니 → 데뷔조 합류(연습생 6개월)
    • 카즈하: 프로 발레리나 준비 → 하이브 온라인 오디션 → 네덜란드 현지 트레이닝 → 데뷔조 합류
    • 허윤진: SM 트레이니 → 플레디스 이적 → 프로듀스48 탈락 → 쏘스뮤직 이적 → 월말평가 탈락 → 미국 귀국 → 하이브 재연락 → 대학 포기 후 합류
    • 김채원: 울림엔터 트레이니(11개월) → 프로듀스48 출연 → 아이즈원 데뷔 → 아이즈원 해체 후 울림 복귀 → 하이브 제안 수락
    • 사쿠라: HKT48 → 아이즈원 → 하이브 합류
    요약: 르세라핌 멤버들의 연습생 경로는 단일 소속사에서 자란 전통적 아이돌 모델과 거리가 멀며, 각자의 우회와 탈락이 오히려 이 팀을 만들었습니다.

     

    데뷔 과정: '온실 속 화초'라는 시선에 대하여

    르세라핌이 하이브—BTS를 배출한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소속이라는 사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 팀이 처음부터 막대한 자본과 시스템의 지원을 받으며 수월하게 데뷔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시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하이브의 프로덕션 인프라가 뒷받침됐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지만, 그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각 멤버가 치른 비용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채원의 경우가 특히 그렇습니다. 아이즈원(IZ*ONE)—2018년 케이팝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을 통해 결성된 한일 합작 그룹으로, 활동 기간 동안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으로 이미 대형 팬덤을 확보한 상태였지만, 그룹 해체 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결정은 안정을 포기하는 선택이었습니다. 제가 흥미롭다고 느낀 건 그녀의 인터뷰 발언이었습니다. "좋은 선택을 했다고 믿고, 좋은 선택이 됐다고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는 말은 확신이 아니라 다짐처럼 들렸고, 그게 오히려 훨씬 진솔하게 다가왔습니다.

    사쿠라는 10년 넘게 아이돌로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팬이 없는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10년간 자신을 응원해온 팬덤이 없는 상태에서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건 경력자에게 오히려 더 낯설고 불안한 환경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화려한 이력이 오히려 심리적 진입 장벽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요즘 케이팝 아이돌 그룹의 결성 방식은 분명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출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팝의 글로벌 확산과 함께 다국적 멤버 구성, 기존 데뷔 아이돌의 이적·재데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산업 구조 자체가 유연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르세라핌은 그 흐름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도 똑같은 경로로 온 멤버가 없고, 단일 소속사에서 오랫동안 함께 연습한 멤버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팀 색깔이 일관적이라는 점은—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결국 선발 기준이 스펙이 아닌 방향성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케이팝 산업 전반에서 멀티-레이블 전략—여기서 멀티-레이블이란 하나의 대형 기업이 여러 독립적인 레이블(소속사 브랜드)을 운영하며 각기 다른 팀 색깔을 기획하는 구조를 말합니다—이 자리를 잡으면서, 쏘스뮤직처럼 규모는 작지만 독자적인 색깔을 가진 레이블이 대형 그룹을 배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출처: 멜론 차트 데이터 기준으로도 르세라핌은 데뷔 이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이 구조의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팀이 쉽게 만들어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다른 방향에서 온 멤버들이 하나의 팀 정체성으로 묶인 것 자체가 이 그룹의 가장 큰 기획력이라고 봅니다.

     

    요약: 하이브의 인프라가 뒷받침됐다는 사실과, 각 멤버가 그 자리까지 오기 위해 치른 우회와 포기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르세라핌은 둘 다 해당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르세라핌 은채는 연습생을 얼마나 했나요?

    A. 은채는 댄스학원에서 내방 오디션을 통해 쏘스뮤직 연습생이 된 뒤, 약 6개월 만에 데뷔조인 S팀에 합류했습니다. 케이팝 업계에서 연습생 기간이 평균 수 년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입니다. 이를 단순히 '운'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소속사가 스펙보다 팀 색깔에 맞는 매력을 빠르게 포착했다고 보는 편입니다.

     

    Q. 카즈하는 왜 발레리나를 포기하고 아이돌이 됐나요?

    A. 카즈하는 발레를 오래 해왔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발레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케이팝 오디션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접근성이 생겼고,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이브 오디션에 지원한 것이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이 선택이 옳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고민 끝에 내린 결단이 결과적으로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Q. 허윤진은 왜 미국에서 대학을 포기하고 다시 한국에 왔나요?

    A. 허윤진은 SM, 플레디스, 쏘스뮤직에서 연달아 탈락한 후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 입학을 준비했습니다. 하이브에서 다시 연락이 왔을 때 여러 소속사의 제안을 모두 거절한 그녀가 수락한 이유는, 르세라핌의 컨셉인 '솔직한 나의 이야기와 욕심을 말한다'는 방향성이 자신과 맞다는 직감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미 납부한 대학 등록금을 포기할 만큼 강한 확신이었던 셈입니다.

     

    Q. 김채원은 아이즈원 때랑 르세라핌 때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A. 채원 스스로 아이즈원 시절에는 연습에서 수동적인 편이었다고 했습니다. 르세라핌에서는 연습을 주도하고 멤버들을 챙기는 역할을 스스로 만들어 나갔으며, 보컬 스타일도 새롭게 도전하는 등 기본기부터 다시 쌓았다고 합니다. 팀 내 위치가 바뀐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데뷔라는 심리적 절박감이 태도 변화를 이끈 것으로 봅니다.

     

    결론

    르세라핌 멤버들의 이야기를 쭉 따라가다 보면, '사람 일은 알 수 없다'는 말이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실제로 적용되는 문장이라는 걸 느낍니다. 제 경험상 성공한 팀을 바라볼 때 우리는 결과를 먼저 보기 때문에 과정의 불확실성을 쉽게 지워버립니다. 하지만 르세라핌의 경우, 기획사조차 처음부터 이 조합을 설계하지 못했습니다. 데뷔 직전에 멤버가 교체됐고, 한 명은 네덜란드에서 트레이너를 보내 데려왔으며, 한 명은 대학 등록금을 포기하고 왔습니다.

    이 팀이 지금의 위치에 있는 걸 보고 '하이브니까 가능했다'고 보는 시각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인프라보다 각자가 감수한 리스크와 선택의 무게가 더 먼저 보이기 시작합니다. 르세라핌이 궁금하다면 앨범보다 멤버들의 데뷔 전 이야기를 먼저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무대 위의 모습이 달라 보일 것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K8gow45Rf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