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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느 역주행 (무명 탈출, 거제 야호, 중소돌 성공)

jayoubaram 2026. 9. 2. 23:07

목차


    아이돌 세계에서 중소 기획사가 대형 기획사의 벽을 뚫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리센느는 2024년에 발표한 곡 하나로 2년 만에 멜론 실시간 차트 5위까지 올라갔습니다. 저도 처음엔 원이라는 멤버 이름만 알았지, 리센느라는 그룹 자체는 검색조차 안 해봤습니다. 그런데 불과 한 달도 안 돼서 이 그룹이 전국을 뒤집어 놓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무명 2년, 도대체 왜 아무도 몰랐을까요?

    솔직히 처음에 이 질문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노래가 이렇게 좋은데, 멤버들이 이렇게 끼가 넘치는데, 어떻게 2년 동안 아무도 몰랐을 수 있냐고요.

    리센느의 소속사는 더뮤즈엔터테인먼트입니다. 아티스트가 리센느 단 한 팀뿐인 소형 기획사입니다. 대표 이주원은 버클리 음대(Berklee College of Music) 출신으로, 비투비·더보이즈 등의 프로듀싱에 참여한 이력이 있습니다. 버클리 음대란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세계 최정상급 실용음악 대학으로, 대중음악 분야에서 특히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곳입니다. 음악적 기반은 단단했던 셈이죠.

    2024년 3월 정식 데뷔한 리센느는 원이·미나미·리브·메이·제나, 다섯 명으로 구성된 다국적 걸그룹입니다. 데뷔 당시 멤버들의 평균 나이가 만 16세였습니다. 10대 중반의 멤버들이 회사의 명운을 짊어지고 시작한 거죠.

    데뷔곡 'UhUh', 그리고 2024년 8월에 나온 미니 1집 타이틀곡 'LOVE ATTACK'까지 음악성 평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차트 반응은 없었습니다. 업계에서만 "음악 좋다"는 말이 돌 뿐, 대중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들어봤을 때도 멜로디 구성이나 보컬 호소력이 상당한 수준이었는데, 왜 이제야 뜨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K-POP 시장에서 중소 기획사가 겪는 구조적 문제를 여기서 짚고 가야 합니다. 음원 마케팅 집중도(Chart Marketing Concentration)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대형 기획사들이 신곡 발매 직후 광고·음방·협찬·SNS 광고에 집중적으로 자본을 쏟아부어 차트 상단을 선점하는 방식입니다. 리센느 같은 중소 기획사는 이 싸움 자체에 끼어들 자본이 없습니다. 노래가 묻히는 건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였던 거죠.

    그 절박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멤버 메이가 공약을 걸었습니다. "멜론 차트 톱 100에 들면 서울에서 거제까지 뛰어가고, 일본 치바까지 헤엄쳐서 가겠다"고요. 저는 이 공약을 처음 접했을 때 웃음이 났다가, 금방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차트 100위 안에 드는 것조차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그때 리센느의 현실이 담긴 말이었으니까요.

    • 소속사 더뮤즈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르센느 단 한 팀
    • 데뷔 당시 멤버 평균 나이 만 16세, 한국인 4명·일본인 1명 구성
    • 음악성은 업계 호평, 그러나 자본 부재로 대중 노출 자체가 차단된 구조
    • 밤 10시 반부터 새벽 4시까지 라이브, 최장 7시간 16분 기록하며 팬과 진심으로 소통
    요약: 리센느의 무명은 실력 부재가 아니라, 중소 기획사가 처한 차트 마케팅 구조의 문제였습니다.

     

    "거제 야호" 한마디가 어떻게 역주행을 만들었을까요?

    제가 처음 원이를 알게 된 건 이선민과 함께하는 운전 연수 유튜브 콘텐츠였습니다. 초보 운전자인 원이가 개그맨 삼촌들에게 운전을 배우는 내용이었는데, 보면서 "이 친구 예능감이 보통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그때도 르센느 노래를 찾아 들을 생각은 안 했습니다. 그냥 원이라는 사람이 재밌구나, 딱 거기서 멈췄죠.

    그 원이의 예능감을 포착한 것이 솔파 스튜디오였습니다. 솔파 스튜디오는 유퀴즈 출연 이력도 있는 따뜻한 감성의 영상 제작자로, 원이를 주인공으로 한 개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원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를 2026년 2월 개설했습니다. 무명에 가까운 아이돌이 개인 채널을 열기로 결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가 그대로 드러나니까요. 원이 본인도 개설 직전까지 부담이 컸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리센느를 알리기 위해 선택한 거였습니다.

    그리고 터진 게 바로 '거제 야호' 장면입니다.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갸루(ギャル) 메이크업으로 등장했습니다. 갸루란 1990년대 일본에서 시작된 화려하고 과장된 스타일의 서브컬처로, 진한 아이라인과 과도한 태닝이 특징입니다. 쉽게 말해 일본 특유의 강렬한 개성 패션 문화입니다. 이걸 본 경상남도 거제시 출신 리더 원이가 핀잔을 줍니다. "너 이러고 거제 가면 거제 시민들한테 혼난다." 그러자 미나미가 해맑게 갸루 포즈를 취하며 받아쳤습니다. "거제 야호!"

    아무 맥락도 없고 뜻도 모르겠는 이 한 장면이 숏폼 알고리즘에 간택됐습니다. 조회수는 수백만 뷰를 넘겼고, '거제 야호'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올해 최고의 유행어가 됐습니다. 프루스트 효과(Proust Effect)를 팀 이름의 모티브로 삼은 리센느답게, 짧은 한 장면이 사람들 기억에 깊이 새겨진 겁니다. 프루스트 효과란 특정 자극이 강렬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심리학적 현상으로,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작품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다음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습니다. 미나미의 갸루 캐릭터, 제나의 경주 사투리 '신라 공주' 캐릭터가 채널의 두 기둥이 됐고, 마침내 리브와 메이가 처음으로 등장한 영상이 446만 뷰를 돌파했습니다. "저희도 리센느입니다"라고 외친 이 영상은 팬들 사이에서 지금도 회자됩니다. 제가 직접 이 영상을 봤는데, 리브의 쉴 새 없는 무리수 개그와 마지막 발가락 가위바위보는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 정도 끼를 가진 팀이 2년을 묻혀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관심이 음악으로 넘어가는 건 시간문제였습니다. 2024년 8월에 발표된 'LOVE ATTACK'이 재발견됐고, 2026년 6월 멜론 차트 톱 10에 진입, 실시간 최고 5위까지 기록했습니다. 2년 전 발표된 곡의 역주행(Reverse Charting)이 일어난 겁니다. 역주행이란 발매 당시 주목받지 못했던 곡이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차트에 진입해 상위권을 기록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2014년 EXID '위아래', 2021년 브레이브걸스 '롤린'에 이어 리센느 'LOVE ATTACK'이 그 계보를 이은 셈입니다(출처: 멜론 차트).

    저는 이번 리센느의 성공이 기존 역주행과 결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역주행은 노래 한 곡이 입소문을 타고 반짝 뜨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리센느는 멤버들에 대한 애정이 먼저 쌓였고, 그 애정이 음악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이건 팬덤 리텐션(Fan Retention), 즉 팬이 이탈하지 않고 꾸준히 남아 있는 구조를 만들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뜻입니다. 팬덤 리텐션이란 한 번 유입된 팬이 지속적으로 활동을 소비하고 지지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출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K-POP 트렌드 보고서).

     

    요약: '거제 야호'는 계기였을 뿐, 르센느의 역주행은 멤버들이 쌓아온 진심 어린 콘텐츠와 간절함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리센느 멤버가 몇 명이고 누가 리더인가요?

    A. 총 5명입니다. 원이·미나미·리브·메이·제나로 구성돼 있고, 경상남도 거제시 출신의 원이가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미나미는 일본인 멤버이고 나머지 네 명은 한국인입니다. 다국적 구성이지만 콘텐츠에서 보여주는 호흡은 정말 자연스럽습니다.

     

    Q. '거제 야호'가 왜 그렇게 유행했나요?

    A.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갸루 분장을 하고 나타나자, 거제 출신 리더 원이가 "너 이러고 거제 가면 혼난다"고 핀잔을 줬고, 미나미가 갸루 포즈와 함께 "거제 야호!"라고 받아친 장면이 숏폼 알고리즘을 탔습니다. 맥락 없이 터지는 유쾌함이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은 케이스입니다. 계획된 콘텐츠가 아니라 진짜 순간이었기 때문에 더 먹혔다고 봅니다.

     

    Q. LOVE ATTACK은 언제 발표된 곡인가요?

    A. 2024년 8월 27일 발매된 리센느의 미니 1집 'SYNDROME' 타이틀곡입니다. 발매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다가 약 2년 만인 2026년 6월에 멜론 실시간 차트 최고 5위까지 역주행했습니다. 이미 나온 곡이지만 지금 처음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멜로디 흡입력이 대단합니다.

     

    Q. 리센느 소속사는 어디인가요?

    A. 더뮤즈엔터테인먼트입니다. 대표 이주원을 포함한 프로듀싱 경영진이 전원 버클리 음대 출신이라는 점이 특이합니다. 아티스트가 리센느 한 팀뿐인 소형 기획사이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회사의 모든 역량이 리센느 한 팀에 집중됩니다. 대표가 멤버들 라이브에 불쑥 등장할 정도로 거리감도 없다고 합니다.

     

    Q. 메이의 공약, 진짜 이행하나요?

    A. 메이가 걸었던 공약은 멜론 톱 100 진입 시 서울에서 거제까지 뛰어가고 치바까지 헤엄치는 것이었는데, 실제로는 톱 10까지 진입해버렸습니다. 현재 팬들과 멤버들, 회사까지 이 공약을 어떻게 지킬지로 떠들썩한 상황입니다. 리센느 데뷔 이후 가장 행복한 고민이라는 말이 나올 만합니다.

     

    결론

    리센느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이겁니다. 좌절하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눈앞에 결과가 안 보여도, 차트가 안 올라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도 밤새 라이브를 켜고 각자의 무기를 만들고 개인 채널을 열었던 그 과정이 결국 이 순간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흐름을 보면서 제 앞날에 무슨 일이 있든 쉽게 포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솔직히 많이 했습니다.

    물론 이게 끝이 아닙니다. 화제성이 음악적 신뢰로 이어지려면 결국 본업인 음악으로 다시 증명해야 합니다. 르센느도 그걸 알고 있습니다. 지금이 이 유쾌한 입소문을 단단하게 굳혀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 향기가 사람들 마음속에 얼마나 오래 남을지, 같이 지켜보면 좋겠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38gAKmQ90Q&t=684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