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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뮤직비디오가 이 정도까지 올 수 있나 싶었습니다. 스트레이 키즈의 신곡 'THIS & THAT'을 처음 봤을 때 제가 느낀 감정이 딱 그랬습니다. 화려한 VFX도, 압도적인 세트장도 아닌데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영상 한 편이 이렇게 촘촘하게 설계될 수 있다는 걸, 직접 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뮤직비디오 연출이 이렇게까지 정밀할 수 있나
뮤직비디오가 '예쁜 영상'에서 끝나지 않고 노래 자체를 시각적으로 해석하는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저는 이번 영상에서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상 초반부터 눈에 들어온 건 틸트 다운 샷(tilt down shot)이었습니다. 틸트 다운 샷이란 카메라를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천천히 기울여 피사체를 드러내는 기법으로, 전경에 있는 오브젝트에 시선을 자연스럽게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그 피사체가 바닥의 시계였는데, 곧이어 비트에 맞춰 시간이 역방향으로 흐르는 매치 컷(match cut)으로 이어집니다. 매치 컷이란 서로 다른 두 장면을 동작이나 형태의 유사성으로 매끄럽게 연결하는 편집 기술입니다. 이 장면 하나로 영상 전체의 주제, 즉 시간의 역행이라는 개념이 단번에 각인되는 구조였습니다.
제가 특히 감탄한 건 사운드 디자인과 비주얼의 동기화 방식이었습니다. 노래 배경에 아주 작게 깔리는 전화 버튼 소리가 들리는 순간, 화면에 정확히 전화기가 등장하고 숫자가 눌리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이 디테일 하나가 단순한 뮤직비디오와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비슷한 연출 방식은 '神메뉴(God's Menu)'에서도 느꼈지만, 이번에는 그 밀도가 다른 차원이었습니다.
스피드 램프(speed ramp) 기법도 제가 이전까지 본 방식과는 달랐습니다. 스피드 램프란 같은 장면 안에서 재생 속도를 자유롭게 조절해 동적인 리듬감을 만드는 편집 기술인데, 이번 영상에서는 전경의 인물은 정상 속도로 두고 배경만 슬로 모션으로 처리하다가, 특정 비트에서 두 레이어의 속도가 하나로 합쳐지는 방식으로 구현했습니다. 이를 위해 로토스코핑(rotoscoping), 즉 피사체를 프레임별로 오려내는 합성 작업이 필요했을 텐데, 그 결과물이 화면에서 완전히 자연스럽게 보인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저는 편집 관련 작업을 조금씩 접해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 작업량이 얼마나 방대한지 보자마자 짐작이 됐습니다.
- 틸트 다운 샷으로 시계를 드러내며 '시간 역행'이라는 주제를 시각화
- 매치 컷으로 장면과 장면 사이의 논리적 연결고리를 만들어냄
- 배경과 전경의 속도를 분리한 스피드 램프 기법으로 완전히 새로운 리듬감 구현
- 전화 버튼 소리 같은 미세한 사운드 디테일까지 비주얼로 대응
빌보드에서는 인정받고 한국에서는 아직인 이유
한국보다 해외에서 먼저 뜨는 케이팝 그룹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스트레이 키즈는 그 정도가 꽤 뚜렷한 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 'THIS & THAT'도 발매 직후 빌보드(Billboard) 차트에 이름을 올렸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첼린지 열풍으로 이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직전에 에이티즈의 'BAD'가 첼린지로 국내외를 달구었던 것과 비교하면 온도 차이가 느껴집니다.
제가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받은 인상은 '한국 대중음악 시장의 공식'을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멜로디 구조나 편곡 방향이 유럽과 북미 취향에 더 가깝게 설계된 느낌이었습니다. 실제로 스트레이 키즈는 방시혁, 민희진 같은 프로듀서 중심의 기획형 아이돌과는 결이 다르게, 멤버들이 직접 프로듀싱에 깊이 관여하는 그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Billboard). 그 결과물이 국내보다 해외 감성에 더 빠르게 닿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뮤직비디오 안에 등장하는 머리 없는 군중 이미지에 대해 여러 해석이 있습니다. 케이팝 산업 안에서 정체성이 지워진 채 공연하게 되는 구조를 비판하는 시각이 있고, 팬덤이 아이돌을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모습을 상징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저는 이 두 해석이 꼭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하는 것'과 '개성'이라는 주제를 반복해서 건드리고 있고, 그게 'THIS & THAT', 즉 이것과 저것이라는 제목과도 연결되는 것 같았습니다.
안무 역시 이 맥락에서 읽힙니다. 제가 경험상 케이팝 안무는 복잡할수록 오히려 챌린지로 확산되기 어렵다고 느꼈는데, 이번 안무는 따라 하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각 멤버의 퍼포먼스가 살아 있습니다. 틱톡 챌린지로 번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케이팝 챌린지는 빌보드 순위와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있을 만큼(출처: 가온차트), 대중화의 실질적인 통로입니다. 한국에서의 반응은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정을 먼저 받은 뒤 국내로 역유입되는 패턴은 스트레이 키즈가 이전에도 밟아온 경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스트레이 키즈 THIS & THAT 뮤직비디오 감독이 누구인가요?
A. 공식적으로 확정된 정보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영상 전체에 틸트 샷과 세밀한 사운드 연동 연출이 가득해 '神메뉴', '소리꾼' 등을 연출한 방재엽 감독의 스타일과 매우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방재엽 감독은 촬영 전 전체 스토리보드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유명합니다.
Q. THIS & THAT 챌린지 언제 뜨나요?
A. 아직 국내에서 챌린지 열풍이 본격화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안무의 진입 장벽이 높지 않고 멤버들의 퍼포먼스가 시각적으로 강렬해서, 틱톡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먼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전에 'BAD' 챌린지가 그랬던 것처럼, 해외에서 먼저 불붙은 뒤 국내로 유입되는 흐름이 생길 수 있습니다.
Q.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머리 없는 사람들이 무슨 의미인가요?
A. 여러 해석이 있습니다. 케이팝 산업에서 정체성을 잃은 채 공연을 강요받는 상황을 상징한다는 시각이 있고, 아이돌을 맹목적으로 따라 하며 개성을 잃어가는 팬덤 문화에 대한 비유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영상 후반부에 이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장면을 보면, 어느 한쪽이 정답이기보다 두 가지 의미가 동시에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Q. 스트레이 키즈는 왜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가요?
A. 멤버들이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음악이 유럽과 북미 취향에 더 가깝게 맞닿아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국내 시장의 전형적인 케이팝 공식보다는 글로벌 팝 시장을 겨냥한 곡 구성이 많아, 자연스럽게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터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결론
'THIS & THAT'은 뮤직비디오 한 편이 얼마나 촘촘하게 설계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봤을 때 제가 느낀 건 단순한 감탄이 아니라, 이게 정말 케이팝 뮤직비디오인가 하는 낯선 감각이었습니다. 사운드 하나하나에 비주얼을 대응시키고, 스피드 램프와 로토스코핑으로 화면 안에 두 개의 시간대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연출은 저로서는 처음 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한국에서의 반응이 아직 해외만큼 뜨겁지 않은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스트레이 키즈가 한국 팬들에게도 이 완성도를 제대로 인정받는 날이 머지않길 기대합니다. 세계적으로 먼저 인정받고 국내로 역유입되는 패턴이 이번에도 이어진다면, 곧 국내에서도 첼린지와 함께 본격적인 반응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