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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일릿 잇츠미 무대를 봤을 때, 솔직히 "이게 된다고?" 싶었습니다. 반복되는 멜로디에 어딘가 어색한 안무, 첫인상만으로는 도저히 세계적 열풍을 예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길을 걷다가도 혼자 흥얼거리고 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저도 궁금해서 파헤쳐 봤습니다.
소음 속에서 등장한 아일릿, 그 험난한 시작
아일릿이 처음 데뷔했을 때 K팝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꽤 냉랭했습니다. 뉴진스와의 비교는 거의 숙명처럼 따라붙었고, 소속사 하이브가 뉴진스 대신 아일릿을 밀어준다는 시선도 적지 않았습니다. 제가 당시 각종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면서 직접 겪어보니, 아일릿에 대한 반응은 긍정보다 의심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 와중에 잇츠미(It's Me)가 공개됐습니다. 처음 듣는 순간 저도 멈칫했습니다. 이전에 성공했던 K팝 곡들과는 결이 달랐거든요. 화려한 고음도, 웅장한 훅도 없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구조로 밀고 나왔습니다. "이 노래가 성공을 한다고?"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시기에 외부 상황도 묘하게 작용했습니다. 뉴진스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자연스럽게 공백이 생겼고, 아일릿이 그 빈자리를 채우는 형국이 됐습니다. 반사이익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반사이익만으로 세계적 열풍을 설명하기엔 부족합니다. 결국 음악과 비주얼 자체가 그 기회를 잡아냈습니다.
- 데뷔 초 뉴진스 비교론 및 팬덤 간 갈등으로 부정적 여론 형성
- 뉴진스 해체 기류와 맞물려 자연스러운 반사이익 구도 발생
- 잇츠미 첫 공개 당시 "성공 가능성 낮다"는 회의론 다수
- 일본 진출 및 글로벌 차트 성과로 기류 전환
뮤직비디오가 숨겨둔 것들
잇츠미 뮤직비디오를 처음에는 그냥 예쁜 영상이라고만 봤습니다. 그런데 찬찬히 다시 들여다보니 영상 안에 꽤 정교한 의도가 깔려 있었습니다. 제가 특히 눈에 걸렸던 건 매치컷(Match Cut)이라는 편집 기법이었습니다. 매치컷이란 서로 다른 장면이지만 화면 안 피사체의 위치나 움직임을 일치시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편집 방식을 말합니다. 눈 깜빡임 타이밍까지 세 컷에 걸쳐 맞춘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이게 의도한 거라고?" 하며 다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거기에 모션 컨트롤 카메라(Motion Control Camera) 장치도 눈에 띄었습니다. 모션 컨트롤 카메라란 카메라 움직임을 컴퓨터로 정밀하게 제어해 동일한 움직임을 반복 촬영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덕분에 같은 배경에서 여러 멤버를 따로 찍은 뒤 합성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불가능해 보이는 샷들이 자연스럽게 구현됐습니다.
앨범 타이틀이기도 한 '마미흐라삐나따빠이'라는 단어도 이 영상의 핵심 키워드입니다. 이 단어는 두 사람이 서로 같은 감정을 느끼면서도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는 묘한 순간을 뜻하는 표현입니다. 첫 데이트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잘 됐을까?' 하고 혼자 되뇌는 그 감각이죠. 멤버들이 서로를 마주 보는 거울 같은 연출이 반복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또 하나, 영상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면사포와 웨딩 이미지도 단순한 콘셉트 사진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너에게 영원히 헌신할 거야"라는 선언, 즉 어색한 침묵을 먼저 깨버리는 결단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장치였습니다. 가사 역시 단순한 팬 경쟁 구도처럼 보이지만, 실은 여성이 상대방에게 진짜 헌신을 요구하는 내용입니다. VFX(Visual Effects, 시각적 특수효과)로 구현된 플라스틱 볼 안에서의 군무 장면이나 보안 카메라 이미지도 "가까이 오지 않고 멀리서만 지켜보는 관계"를 묘사하는 장치로 읽혔습니다.
안무가 만들어낸 중독성의 정체
처음 잇츠미 안무를 봤을 때 솔직히 이상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뭔가 경련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다리가 흐느적거리는 '플로피 레그' 동작은 정제된 K팝 안무의 문법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안무는 보통 팬덤 밖에서 빠르게 잊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안무의 핵심은 완성도보다 따라 하고 싶게 만드는 힘에 있었습니다. 360도 카메라를 활용한 익스트림 클로즈업(Extreme Close-up), 즉 피사체를 아주 가까이 잡아 표정과 디테일을 극대화하는 촬영 방식이 각 멤버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고, 그 장면들이 짧게 편집되어 반복되면서 시청자를 계속 화면 앞에 붙잡아 두는 효과를 냈습니다.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자주 쓰는 '위치 이동 후 재촬영' 기법처럼 코미디와 유머를 섞은 장면들도 영리하게 배치됐습니다. 음악의 이상하게 들리는 프로듀싱 구간과 시각적으로 이상한 장면을 의도적으로 맞춘 것인데, 처음엔 낯설어도 자꾸 보다 보면 묘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출처: Billboard Hot 100에서도 K팝 걸그룹 곡 중 잇츠미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이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했음을 증명했습니다.
비트 드롭 직전의 스핀 동작에서 카메라가 두 번 연속 줌인되는 장면은 제가 열 번 넘게 돌려봤습니다. 안무 타이밍과 카메라 움직임이 이렇게까지 정밀하게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게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 장면 하나로 영상의 완성도에 대한 제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원희 효과와 음악 성공 방정식의 변화
아일릿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원희를 빼놓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지켜보면서 느낀 건, 원희는 단순한 인기 멤버를 넘어 '모든 세대가 좋아하는 아이돌'이라는 포지션을 잡은 케이스라는 점입니다. 10대 팬부터 30·40대 일반 시청자까지, 광고와 예능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사랑받는 모습은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출처: 가온차트 기준으로도 잇츠미는 국내외 동시에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며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지점에서 더 큰 흐름을 봅니다. 잇츠미의 성공은 단순히 아일릿이 잘해서라기보다, 음악 산업 자체의 성공 방정식이 바뀌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90년대에는 노래 자체의 완성도가 차트를 지배했습니다. 멜로디가 좋고, 가창력이 뛰어나야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구조라도 '계속 보고 싶고, 따라 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으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쇼트폼(Short-form) 플랫폼, 즉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처럼 짧은 영상 중심으로 소비되는 플랫폼이 음악 소비의 주무대가 되면서, 후킹(Hooking) — 짧은 시간 안에 청자를 붙잡아 두는 요소 — 이 곡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 됐습니다. 잇츠미는 그 법칙을 정확하게 구현한 곡입니다.
제 경험상 이 노래는 처음엔 "뭐지?" 싶다가,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듣다 보면 어느 순간 흥얼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게 바로 잇츠미가 가진 힘입니다. 노래가 좋아서가 아니라,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서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일릿 잇츠미 노래 제목 뜻이 뭔가요?
A. '잇츠미(It's Me)'는 "내가 바로 네 최애야"라는 선언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팬 경쟁 구도처럼 보이지만 실제 가사는 상대방에게 진심 어린 헌신을 요구하는 내용입니다. 앨범 전체 제목인 '마미흐라삐나따빠이'와 연결하면, 어색한 침묵을 먼저 깨고 결단을 내린 사람의 이야기로 읽힙니다.
Q. 아일릿이 뉴진스 논란에도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뭔가요?
A. 데뷔 초 뉴진스와의 비교 논란과 부정적 여론이 컸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중독성 있는 음악과 비주얼, 그리고 원희를 중심으로 한 범세대적 호감이 여론을 뒤집었다고 봅니다. 외부 환경이 기회를 만들어줬다면, 그 기회를 잡은 건 아일릿 자체의 콘텐츠 경쟁력이었습니다.
Q. 잇츠미 뮤직비디오에서 면사포와 웨딩 이미지가 자주 나오는 이유는 뭔가요?
A. 앨범 컨셉인 '마미흐라삐나따빠이'와 직결됩니다. 두 사람이 서로 같은 감정을 느끼면서 아무도 먼저 말 못 하는 어색한 순간을 다루는데, 면사포와 결혼 이미지는 그 침묵을 먼저 깨고 영원한 헌신을 선언하는 장면으로 해석됩니다. 돌아갈 수 없는 결단의 시각적 표현인 셈입니다.
Q. 잇츠미 안무가 왜 이렇게 따라 하기 쉬운 건가요?
A. 의도적으로 단순하고 반복적인 동작을 중심에 배치했기 때문입니다. 플로피 레그나 빠른 걸음 같은 동작들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아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습니다. 쇼트폼 플랫폼에서 챌린지가 확산되기 좋은 구조로 설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잇츠미를 처음 들었을 때의 그 "이게 된다고?" 하는 감각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 의구심 자체가 이 곡이 새로운 성공 방정식 위에 서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노래의 완성도보다 중독성, 안무의 완벽함보다 따라 하고 싶은 에너지, 그리고 매치컷과 모션 컨트롤 같은 정밀한 영상 언어가 하나로 맞물렸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잇츠미가 보여줬습니다. 부정적인 여론 속에서도 결국 콘텐츠 자체의 힘으로 뒤집은 사례라는 점에서, 아일릿의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 눈여겨볼 가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