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에이티즈 BAD 안무 (강약조절, 최산 킬링파트, 싱크)

jayoubaram 2026. 8. 21. 23:15

목차


    처음에는 그냥 숏츠 알고리즘에 떠내려온 영상이었습니다. 최산이 박자를 가지고 논다는 느낌, 정확히는 노래에 맞춘 안무가 아니라 자기 안무에 노래를 맞춘 것 같다는 인상이 왔는데, 그 짧은 클립 하나로 풀캠을 찾아보게 됐습니다. 에이티즈 BAD는 그렇게 제 알고리즘을 점령했고, 결국 빌보드까지 오른 역주행의 배경이 납득됐습니다.



    안무 구성 전체가 설계된 방식: 강약조절과 싱크

    BAD 안무를 처음 제대로 뜯어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오프닝의 도미노 무빙이었습니다. 개막 5초 안에 텐션(tension), 즉 근육의 탄성을 얼마나 정밀하게 조절하느냐가 공연 전체의 첫인상을 결정하는데, 이 구간에서 멤버들이 딱 그걸 보여줬습니다. 여기서 텐션이란 단순히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힘을 줬다가 뺐다가 하는 속도와 타이밍의 정밀도를 의미합니다. 흔히 댄서들이 '질감이 좋다'고 표현할 때 바로 이 텐션 조절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도미노 무빙 직후에 이어지는 웨이브 구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센터가 흔들거리는 웨이브를 가져가면, 양옆 댄서들이 그 리듬감을 끊김 없이 이어받아 확장시키는 구조입니다. 이걸 안무 용어로는 카운터 웨이트(counter weight)라고 부르는데, 한 축이 움직이면 다른 축이 그 무게를 받아서 반응하는, 마치 시소처럼 연결된 무빙 방식입니다. 대형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는 핵심 장치가 바로 이겁니다.

    강약조절이 특히 빛나는 구간은 8비트 흐름으로 쭉 가다가 4&(앤드) 카운트에서 동작을 딱 잡아주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앤드 카운트란 정박(비트의 정확한 지점)이 아닌 엇박, 즉 박자와 박자 사이의 미세한 공간을 공략하는 기술입니다. 정박에만 맞추면 안무가 예측 가능해지고 단조로워지는데, 이 구간은 그 예측을 의도적으로 깨면서 시각적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제가 직접 카운트를 세면서 봤는데, 실제로 이 부분에서 눈이 화면에 고정되는 느낌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여유를 부리는 제스처 구간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돌 안무에서 릴렉스드 무빙(relaxed moving), 즉 힘을 의도적으로 빼는 구간은 자칫 실력 부족처럼 보이거나 반대로 너무 억지스럽게 멋을 부리는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솔직히 이런 시도가 역효과를 낸 사례를 꽤 봐왔기에, 처음엔 이 구간이 좀 걱정됐습니다. 그런데 BAD에서는 과하게 꼬거나 늘어지지 않고, 딱 필요한 만큼만 빠집니다. 쉬어가는 구간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그 앞뒤로 고밀도의 동작들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전후 맥락 없이 갑자기 힘을 빼버리면 그냥 빈 구간이 되지만, BAD에서는 그게 오히려 다음 동작을 위한 호흡처럼 기능합니다.

    • 오프닝 텐션: 근육 탄성 조절로 첫 5초 안에 공연의 질감을 결정
    • 카운터 웨이트 웨이브: 센터→양옆으로 리듬이 확장되며 대형 전체가 살아있는 효과
    • 앤드 카운트 포인트: 엇박에서 동작을 잡아주며 예측을 깨고 시각적 긴장감 형성
    • 릴렉스드 무빙 구간: 전후 고밀도 동작 덕분에 여유가 설득력 있게 기능
    요약: BAD 안무는 텐션 조절, 카운터 웨이트 웨이브, 앤드 카운트 포인트까지 구간마다 의도가 설계된 안무이며, 강약조절이 전체 흐름을 하나로 꿰어준다.

     

    최산 킬링파트가 역주행을 만든 이유

    최산의 파트를 처음 봤을 때 제가 느낀 건 단순히 "잘 춘다"는 게 아니었습니다. 박자를 본인이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 정확히는 비트를 앞으로 당겨 쓰는 어헤드 오브 더 비트(ahead of the beat) 스타일이 이 파트를 다른 구간들과 완전히 다른 층위로 올려놓습니다. 어헤드 오브 더 비트란, 박자의 정확한 타이밍보다 살짝 앞서서 동작을 시작함으로써 리듬 위에 올라타는 느낌이 아니라 리듬을 끌고 간다는 인상을 주는 기술입니다. 노래에 맞춘 안무가 아니라 자기 안무에 노래를 맞춘 것 같다는 인상이 정확히 여기서 옵니다.

    센터에 나올 때 어떤 시각적 효과를 줄지 본인이 계산하고 있다는 점도 보입니다. 49초쯤 밀어내는 동작의 딜리버리가 그 예인데, 힘을 150 기준으로 85 정도로 조절해서 나오는 느낌입니다. 80이 정석이라면 85는 살짝 넘치는 건데, 기본기가 받쳐주기 때문에 그 넘침이 오히려 설득력 있게 읽힙니다. 제 경험상 이런 미세한 과잉은 기본기가 부족한 상태에서 나오면 산만하게 보이지만, 기반이 탄탄한 퍼포머에게서 나오면 오히려 개성이 됩니다.

    이 킬링파트가 전세계적인 커버 챌린지로 번진 건 우연이 아닙니다. 케이팝 안무에서 바이럴(viral)이 일어나는 조건을 분석한 연구들을 보면, 반복 가능성(모방 난이도 중간), 시각적 임팩트, 그리고 해당 구간 자체의 독립적인 완결성이 핵심 요인으로 꼽힙니다(출처: Billboard). 최산의 파트는 이 세 조건을 동시에 충족합니다. 따라하기 어렵지는 않은데, 제대로 하면 멋있고, 클립 하나로도 맥락 없이 임팩트가 전달됩니다.

    BAD가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 진입한 것(출처: Billboard)은 단순히 노래가 좋아서라기보다, 최산 킬링파트가 틱톡과 릴스를 통해 비(非)케이팝 팬들에게까지 퍼진 결과입니다. 제가 처음 접한 경로도 정확히 그 루트였고, 숏츠 알고리즘이 최산 파트 클립을 밀어주면서 자연스럽게 에이티즈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이게 국내 역주행에 그쳤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전세계가 같은 클립으로 동시에 반응했다는 점에서 이 파트의 설계가 얼마나 유효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솔직하게 짚자면, 에이티즈는 본래 에너지를 많이 실어야 제 색이 나오는 그룹입니다. BAD의 일부 구간은 그 에너지를 절제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는데, 멤버들 간의 온도 차이가 은근히 보이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런 세련된 절제형 안무가 에이티즈 전 멤버에게 똑같이 잘 소화되느냐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그게 이 곡의 유일한 아쉬운 지점으로 보입니다.

     

    요약: 최산의 킬링파트는 어헤드 오브 더 비트 기술과 센터 활용의 계산된 설계 덕분에 전세계 커버 챌린지를 만들었고, 그것이 BAD의 빌보드 진입을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에이티즈 BAD 안무에서 최산 킬링파트가 따로 유명해진 이유가 뭔가요?

    A. 해당 파트가 틱톡과 유튜브 숏츠에서 독립적인 클립으로 빠르게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안무 자체가 모방 난이도가 중간 수준이고 짧은 클립만 봐도 임팩트가 전달되는 구조여서, 케이팝을 잘 모르는 해외 사용자들도 쉽게 커버 챌린지에 참여했습니다. 최산이 박자를 앞서서 당겨 쓰는 스타일이 화면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보입니다.

     

    Q. BAD 안무에서 강약조절이 왜 그렇게 중요한 포인트인가요?

    A. 안무에서 강약조절이 없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밀도로 압박해서 오히려 전달력이 떨어집니다. BAD는 릴렉스드 무빙 구간과 고밀도 구간을 교차 배치해서 관객의 집중도를 조율하는 방식을 씁니다. 특히 쉬어가는 구간 앞뒤로 임팩트 있는 동작을 배치한 덕분에, 여유가 어색하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다음 동작을 기다리게 만드는 효과를 냅니다.

     

    Q. 에이티즈 BAD가 빌보드에 진입했나요?

    A. 네, BAD는 숏츠와 틱톡을 통한 글로벌 바이럴 이후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 진입했습니다. 최산 킬링파트 클립이 전세계적으로 퍼지면서 기존 케이팝 팬이 아닌 층에서도 스트리밍이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단순 국내 역주행에 그친 게 아니라 전세계 동시 반응이었다는 점에서 이 곡의 바이럴 파급력이 이례적이었습니다.

     

    Q. 어헤드 오브 더 비트가 뭔가요? 최산이 왜 이게 특별한 건가요?

    A. 어헤드 오브 더 비트(ahead of the beat)란 박자의 정확한 타이밍보다 살짝 앞서서 동작을 시작하는 기술입니다. 비트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비트를 끌고 간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화면 안에서 퍼포머가 훨씬 주도적으로 보입니다. 최산의 경우 이 타이밍 조절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어서 억지스럽지 않고 센터에 섰을 때 시선이 저절로 집중되는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결론

    에이티즈 BAD는 제가 최산 킬링파트 클립 하나로 입문해서 결국 풀캠까지 찾아보게 된 곡입니다. 뮤직비디오보다 무대 영상이 더 설득력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곡이 딱 그 케이스였습니다. 안무 전체가 텐션 조절, 카운터 웨이트 웨이브, 앤드 카운트 포인트까지 구간마다 의도를 갖고 설계되어 있다는 걸 뜯어보고 나서야 왜 전세계에서 반응이 나왔는지 납득이 됐습니다.

    BAD를 통해 에이티즈를 처음 알게 됐다면, 같은 에너지 계열의 다른 곡들도 풀캠으로 한 번씩 보는 걸 권합니다. 이 그룹은 음원만 들을 때와 무대 영상을 볼 때의 체감이 꽤 다릅니다. 저도 BAD 이후에 다른 곡들을 순서대로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R3LFR-lQPI&t=33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