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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 NORMAL 가사를 봤을 때는 "그냥 파티 영상의 내용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가사를 곱씹어보니, 이건 단순한 파티가 아니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우린 이런 걸 정상이라 불러(Yeah, we call this thing normal)"라고 할 때, 그 '정상'이라는 단어 하나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정상(頂上)에 오른 사람들에게 정상(正常)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 물음을 붙잡고 이 글을 씁니다.
파티 한 장면도 달라지는 파급력 — 일반인과 슈퍼스타의 NORMAL
뮤비 초반에 폴라로이드 사진들이 흩뿌려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폴라로이드(Polaroid)란 찍는 즉시 실물 사진으로 현상되는 즉석 카메라를 말합니다. 필름이 유일한 원본이기 때문에 보통은 굉장히 소중하게 간직하는 매체인데, 뮤비 속 인물은 그걸 아무렇지 않게 공중에 던져버립니다. 저도 처음엔 단순한 연출인 줄 알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게 핵심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물건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냥 일상인 것, 바로 그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던 겁니다.
파티 장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파티는 특별한 날의 기억이지만, 제 경험상 유명인과 일반인의 파티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일반인이 파티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은 그냥 추억입니다. 그런데 BTS가 파티에 참석했다면? 복장, 표정,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까지 실시간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그들의 '보통'입니다. 정보 파급력(information reach), 즉 특정 정보가 얼마나 빠르고 넓게 퍼지는가의 차이가 일반인과 슈퍼스타 사이에는 극명하게 존재합니다.
뮤비에 등장하는 백조 장면도 그냥 지나치기 아깝습니다. 흔히 "백조는 물 위에서는 우아하지만 물 밑에서는 쉬지 않고 발을 젓는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이건 정확한 출처가 없는 민간 비유입니다. 실제 백조는 부력(buoyancy)—물체가 액체에서 받는 위쪽 방향의 힘—덕분에 발을 거의 움직이지 않아도 떠 있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실제가 다른 경우가 이렇게 많습니다. '보통'이라고 믿어온 것이 사실은 검증되지 않은 믿음인 경우, 저도 꽤 자주 마주칩니다.
"Kerosene, dopamine, chemical induced"라는 가사에서 케로신(Kerosene)은 등유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불을 지피는 연료인데, 여기서 도파민(Dopamine)과 나란히 놓입니다. 도파민이란 의욕과 동기를 만들어내는 신경전달물질로, 쉽게 말해 무언가를 하고 싶게 만드는 뇌의 화학 신호입니다. 같은 연료라도 어떤 방향으로 불을 붙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듯, 팬의 애정도 혐오도 결국 BTS를 향한 도파민의 연료가 된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실제로 이 단어 하나가 발음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케로신', '케라신', '케러신', '케로씬'처럼 다양한 표기가 쏟아졌는데, 공식 한국어 자막에서는 '케로신'으로 표기됐습니다(출처: BTS 공식 NORMAL MV). 일반인이 단어 하나를 헷갈려도 그냥 지나가지만, BTS는 단어 발음 하나로도 언제든 만신창이가 될 수 있는 것이 그들의 '평범한 하루'입니다.
- 일반인의 파티 사진 = 개인 추억으로 끝남
- BTS의 파티 사진 = 복장·표정·동석자까지 실시간 확산
- 단어 발음 하나도 논란이 되는 정보 파급력의 차이
- 누군가에겐 특별한 것이 다른 누군가에겐 그냥 일상인 것
동전의 양면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 슈퍼스타의 일상을 보는 또 다른 시선
"Will you color me red? Will you color me blue?" 가사를 읽으면서 제가 처음 든 생각은 단순히 정치적 색깔 비유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는 BTS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시선이 항상 존재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색으로 물들이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정작 당사자들은 점점 지쳐가는 모습이 뮤비에 담겨 있었습니다. 거실에 멤버 7명이 모여 있지만 다들 서로 떨어져 있는 그 장면, 제 경험상 저 정도 피로감은 화면 너머로도 느껴집니다.
뮤비에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연상시키는 케이크 장면도 등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라는 말을 마리 앙투아네트의 발언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루소의 [고백록]에 등장하는 말로, 마리 앙투아네트가 한 말이 아닙니다(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마리 앙투아네트). 루소가 이 내용을 쓴 건 1760년대인데,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직 오스트리아에 살던 소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그녀의 이미지를 결정적으로 망가뜨렸습니다.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실처럼 굳어지는 것, 이건 세기를 건너도 달라지지 않는 유명인의 숙명처럼 보입니다.
이 지점에서 칼 융(Carl Jung)의 페르소나(Persona) 개념이 겹쳐집니다. 페르소나란 사회에서 드러내는 외적 자아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쉽게 말해, 무대 위에서 빛나는 모습과 혼자 있을 때의 모습이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뮤비 속 거울 앞에 선 정국의 장면이 바로 이 구조를 시각화한 것으로 읽혔습니다. 거울 속 나와 거울 밖 나, 어느 쪽이 진짜인지를 계속 묻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 뮤비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마지막 감정이 생각보다 무겁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Yeah, we call this shit normal"이라는 마지막 가사는 분명히 씁쓸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선택한 것(Fantasy and fame, yeah the things we choose)"이라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일반인들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혼자일 때의 모습을 감추고 동료들 앞에서는 밝은 얼굴을 유지해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BTS의 대비가 훨씬 크고 강렬하긴 하지만, 그 구조 자체는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개념도 여기서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높은 지위나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진다는 원칙을 뜻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에서 "의무를 다하는 것이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썼다는 사실은, 그녀의 일생을 한 줄로 뒤집어 읽게 만듭니다. BTS가 "Show me hate, show me love, make me bulletproof"라고 노래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혐오와 사랑을 동시에 받아내면서도 방탄(Bulletproof)으로 서겠다는 다짐, 그게 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평범함인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BTS NORMAL 뮤비가 말하는 '평범함'이 결국 뭔가요?
A. 일반적으로 평범함은 눈에 띄지 않는 일상을 뜻하지만, 이 뮤비에서는 기준이 누구냐에 따라 평범함 자체가 달라진다는 걸 보여줍니다. BTS에게는 전 세계의 시선을 받는 것이 평범이고,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하루가 오히려 특별입니다. 뮤비는 그 역설을 파티, 화장실, 침실 같은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들을 통해 보여줍니다.
Q. 케로신(Kerosene) 발음이 왜 논란이 됐나요?
A. '케로신', '케라신', '케러신', '케로씬' 등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영어 단어라서 다양한 표기가 생겼습니다. 공식 한국어 자막에서는 '케로신'으로 확정됐습니다. 일반인이라면 그냥 지나갈 발음 하나가 BTS의 경우에는 대규모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게, 뮤비가 말하는 슈퍼스타 NORMAL의 단면입니다.
Q. 마리 앙투아네트가 뮤비에 왜 나오는 건가요?
A. 케이크 위에 프린팅된 흰 드레스 여성 이미지가 마리 앙투아네트를 연상시킵니다. 사실과 다른 말이 그녀의 이미지를 영구적으로 망가뜨렸듯, 세계적인 슈퍼스타도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의혹 때문에 왜곡된 이미지가 남는 경험을 한다는 점에서 연결됩니다. 시대는 달라도 유명인을 둘러싼 여론의 방식은 놀랍도록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Q. 이 노래가 팬들에게도 위로가 되는 이유가 뭔가요?
A. BTS의 외로움과 기쁨의 대비가 일반인과 비교하면 훨씬 크고 강렬하긴 합니다. 그런데 밝은 모습이 있으면 어두운 모습도 있다는 구조, 혼자일 때의 진짜 얼굴을 감추고 사회에서 밝은 얼굴을 유지하는 감각은 모든 사람이 정도의 차이로 경험하는 것입니다. 이 곡은 그 공통된 구조를 건드리기 때문에 공감과 위로가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NORMAL은 방탄소년단이 자신들에게 쓴 노래이면서, 동시에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노래입니다. 삶의 대비, 즉 무대 위의 나와 혼자일 때의 나, 밝은 모습과 지쳐있는 모습은 슈퍼스타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도가 다를 뿐, 그 구조는 누구의 삶에도 있습니다. 그걸 가장 극단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우린 이걸 정상이라고 불러"라고 노래한다는 것, 저는 그게 씁쓸하면서도 이상하게 위로가 됐습니다.
뮤비를 한 번만 봤다면 다시 가사와 함께 보시길 권합니다. 같은 장면도 어느 부분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보일 겁니다. 그것 자체가 이 뮤비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참고: BTS (방탄소년단) 'NORMAL' Official MV — https://www.youtube.com/watch?v=CSUvSGpRZdA